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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쓸신잡/임신 출산 육아

무통주사 없이 자연분만 (임신 35주 조산 출산)

by 아기뼝아리 2022. 4. 12.

무통주사 없이 자연분만 (임신 35주 조산 출산)

오늘은 불과 5일 전에 경험했던 무통주사 없이 자연분만 한 이야기를 들려드리려고 합니다.

무통주사 없이 자연분만 (35주 조산)
무통주사 없이 자연분만 (35주 조산)

양수가 터짐

양수가 터짐
양수가 터짐

다음에 이야기 하겠지만, 나는 29주차 부터 자궁 수축 때문에 거의 한 달 간을 병원에 입원해 있으면서 각종 자궁 수축 억제제를 골고루 돌아가면서 달고 있었다. 그리고 35주가 되어 약을 떼고 퇴원이 정해진 날 새벽, 병원에서 자고 있는데 새벽 3시 쯤 갑자기 물이 주르륵 하고 흐르는 느낌에 눈이 번쩍 떠졌다. '설마, 아니겠지..' 라고 생각했지만, 연분홍색 흥건한 물은 양수가 맞았다.

바로 분만 준비에 들어감 (임산부 3대 굴욕세트)

바로 분만 준비에 들어감 (임산부 3대 굴욕세트)
바로 분만 준비에 들어감 (임산부 3대 굴욕세트)

양수가 뚝뚝 흐르는 채로 걸어서 분만 준비실로 옮겨 갔다. 아직 제정신이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 같다. 그리고 아래에 왁싱을 하고 관장도 했다. 내진을 통해 자궁문이 얼마나 열렸는지 측정했다. 이른 바 산모들의 3대 굴욕세트를 1시간 안에 다 진행하였다.

 

 

견딜만한 진통 따위는 없다.

견딜만한 진통 따위는 없다.
견딜만한 진통 따위는 없다.

어떤 사람들은 견딜만한 진통 6시간, 견딜 수 없는 진통 3시간이라고 말하기도 하던데, 나는 앞의 견딜만한 진통 따위는 없었다. 새벽 4시쯤 되니, 견딜 수 없는, 이 세상의 고통이 아닌 진통이 밀려오기 시작했다. 진통이 시작되고 1시간도 안되어서 당장 진통제를 달라고 했고, 그 다음 30분만에 무통주사를 달라고 했다.

처음에는 무통주사 안맞을 생각이었다.

처음에는 무통주사 안맞을 생각이었다.
처음에는 무통주사 안맞을 생각이었다.

왜냐하면 나는 허리 협착증이 있는데, 그런 사람들은 무통주사가 효과가 없거나 쓸 수 없다고 들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진통이 온지 1시간 30분만에 효과가 있든 없든 무통주사를 맞아야 할 것 같았다. 이것이 바로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인 것 같다. 그래서 부랴부랴 서류에 사인을 하고 (무슨 정신으로 했는지 모르겠지만) 무조건 무통을 맞겠다고 했다.

 

 

너무 빨리 열려버린 자궁문

너무 빨리 열려버린 자궁문
너무 빨리 열려버린 자궁문

하지만 무통주사를 맞으려면 아침 8시까지 기다려야 마취과에서 준비가 된다고 한다. 아직 2~3시간이나 더 남은 시간이었다. 죽을 것 같은 시간을 기다리고 있는데, 내진을 하신 선생님께서 자궁문이 벌써 6cm가 열려서 무통주사를 맞아도 소용이 없다고 하셨다. 진행이 너무 빨라서 무통을 맞을 수가 없게 되었다. 그래서 진통제라도 한 대 놓아 달라고 애원하여서, 새벽 6시 쯤 정맥주사가 아닌 엉덩이 주사로 진통제를 맞았다. 엉덩이로 맞는 진통제는 효과가 더 세다고 한다. 개뿔.. 진통제는 아무 소용이 없었다.

8cm가 열렸어요!

8cm가 열렸어요!
8cm가 열렸어요!

가장 두려운 것은, 이 진통이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다는 것이었다. 아플 때마다 '하나님 못해겠어요' 라고 울부짖었던 것 같다....그리고 몇시인지는 모르겠는데, 내진을 한 의사가 이제 문이 8cm 열렸으니, 1센치만 더 열리면 분만할 수 있다고 했다. 이제 끝이 보이는구나 싶었다.

힘주기 시작

힘주기 시작
힘주기 시작

이제 본격적으로 분만실로 옮겨서 힘을 주기 시작했다. 그리고 무조건 간호사가 시키는대로 힘을 주기 시작했다. 생각보다 쉽지 않았지만, 여기서 정신줄을 놓으면 이 과정이 더욱 길어질 것 같은 직감에, 죽을똥 살똥 힘을 주었던 것 같다. 그래야 아기도 살고 나도 살 것 같았다. 힘을 줄 때는 힘들긴 했지만, 진통할 때보다는 아프지 않아서 더 나았던 것 같다. 힘 줄 때에는 시키는대로 잘 해야 하는 것 같다. 힘 주는 것과 숨쉬는 것이 둘 다 쉽지 않지만, 절대 멈추면 안된다. 길어질 수록 힘들다.

 

 

빅X을 싸는 느낌

빅X을 싸는 느낌
빅X을 싸는 느낌

마지막에 아기가 나올 때에 느낌은 '꿀렁' 하고 나온다. 빅X을 싸는 느낌이라던데, 무슨 뜻인지 정확히 알 것 같다. 그리고 아기가 나온 후 태반도 함께 내보내고 회음부를 꼬매고 (언제 찢었지??) 모든 일이 마무리 된다. 아기를 안아보고 젖도 물려보고 아기와 헤어졌다. 아기가 태어난 시간은 아침 9시 2분이었다.

순산이라고 하지만..

순산이라고 하지만..
순산이라고 하지만..

그렇다. 나는 결과적으로 진통도 오래 하지 않았고, 아기도 빨리 나와서 모두가 말하는 순산을 했다. 아기는 2.57킬로로 조산을 한 것에 비해 나쁘지 않은 몸무게였다. 자가호흡도 가능해서 모든 것이 순조로운 것 같았다. (나중에 포스팅 하겠지만, 결국 신생아 중환자실에 입원하기는 했다. 지금도 퇴원을 기다리는 중..ㅜㅜ) 감사할 것이 너무 많다. 그렇지만 순산이라고 결코 만만한 것은 아니다. 아기를 낳고 난 후, '순산이 이정도면 난산은 도대체 어떻다는 건가? 하루 넘게 진통을 겪은 산모들은 제정신으로 버틸 수 없을 것 같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나고 보니..

지나고 보니..
지나고 보니..

아기가 일찍 나온 것은 조금 불안하지만, 분만의 과정만 놓고 본다면, 병원에 있을 때 분만이 진행되어 한편으로는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시국에 양수가 터진 후 집에서 병원까지 와서 입원을 하는 과정을 겪는 것은 너무나도 힘들었을 것 같다. 또한 아기가 입원해 있지만 그래도 상태가 많이 호전되고 있는 것, 순산을 한 것, 모든 것이 감사하다. 병원에서 찍어온 아기 사진을 볼 때마다 더 귀엽고, 정이 가는 것이 모성애일까? 그런 개념 조차 없었던 내가, 새로운 감정을 배워가며, 기도하며, 감사하게 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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