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아보험 필수인가요?] 가입해야 하는 이유는? 경험담/후기
★이 글은 순전히 개인적인 경험을 토대로 하여 부모(아버지)의 입장에서 작성한 솔직한 소감 또는 후기입니다. 임신 후 태아보험 또는 어린이보험 가입을 고민중이신 분들께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전문적인 지식을 담고 있지는 않으며 잘못된 내용(정보)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보험, 과연 필요한가?
나는 오래 전부터 보험이 별로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해 왔다. 그래서 보험이라고는 필수로 가입해야 하는 자동차보험을 제외하곤 든 적이 없었다. 건강보험이 잘 되어 있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그 흔한 실비보험(실손의료보험)도 들지 않았다. 와이프의 경우에는 결혼 전부터 들어 놓은 실비보험과 암보험이 있다.
태아 보험?
2021년 9월, 와이프의 임신을 확인했다. 이후, 임신과 출산을 위해 관련 정보들을 얻는 도중, '태아보험'이라는 것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태아보험은 아이가 태어난 순간 발생할 수 있는 위험들에 대해 보장받을 수 있는 보험 상품으로 산모 특약을 추가하면 산모와 태아 모두 보장받을 수 있다. 쉽게 말해 어린이보험에 태아와 산모에 대한 보장이 추가된 형태라고 볼 수 있다.
다른 보험이라면 거들떠 보지도 않았겠지만, 내 자식에 관한 보험이라고 하니 한 번 더 생각하게 되는 효과는 확실히 있었다. 아이 셋을 키우고 있는 친누나도 아이 키울 때 태아보험(어린이보험) 덕을 톡톡히 봤다면서 꼭 가입하라고 자주 내게 추천하곤 했다.
태아보험 가입 시기
태아보험은 보험회사에 따라 차이는 있으나 22주 이내에 가입해야 한다. 하지만 모든 보험이 그렇듯이 보험을 가입하고 나서 별 다른 일이 없으면 내 아이가 건강하다는 것에 감사한 마음이 들기보다는 괜히 매달 나가는 보험료가 아까운 마음이 들 것 같았다.
그러다 보니 조금이라도 빠르게 태아 보험에 가입하기보다는 스스로에게 이런 저런 핑계를 대면서 최대한 끌다가 22주 쯤에 가입하려고 했다. 하지만 나중에 보니 태아보험은 기형아 검사 등 산모와 태아에 대한 다양한 검사가 실시되기 전, 최대한 빠르게 가입하는 것이 좋은 것 같다.
태아보험 가입 불가
와이프가 임신 20주차 쯤에 소량의 출혈로 병원을 찾았다가 양수파열 진단을 받고 예상치 못한 입원을 했다. 아기 상태는 괜찮았으나 야수가 소량 샌다는 것이다. 다행히 상태가 더 이상 악화되지는 않았고 5일 후에 퇴원을 했다.
하지만, 이로 인해 태아보험 가입이 불가능해졌다. 당연히 보험회사 입장에서 가입을 시켜줄 리가 만무했다. 조금 아쉬웠지만 큰 타격은 없다고 생각했다. 그냥 출산 후에 어린이보험(자녀보험)으로 가입하면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실비보험은 보상 불가
참고로, 보험에 회의적인 나와는 달리 와이프는 실비보험(실손의료비보험)을 들어놓은 상태여서 조금이라도 보상을 받을 줄 알았다. 그러나 임신과 관련한 내용으로 실비 보상을 받으러 갔다가 충격적인 사실을 하나 알게 되었다.
★일반적으로 임신과 관련된 질병은 실비 청구가 불가능하다!
실비보험에서 임신과 출산과 관련한 내용은 보험회사의 면책 사유에 해당한다. 임신, 출산을 하면서 병원을 찾은 횟수와 입원한 날수가 엄청났는데, 그 중에 아무 것도 보상에 해당하지 않는 사실에 꽤 충격이었다. 아래와 같이 임신이나 출산에 관한 입원 또는 통원은 보장에서 제외된다.
자연분만, 제왕절개는 물론, 조산, 유산, 그외 임신과 출산에 관한 내용들은 하나도 보장하지 않는다. 다만, 개인이 아닌 단체실비보험에서는 보상이 가능하다.
부담스러운 입원비/약값
임신 30주차 쯤, 또 다시 출혈이 생겨 병원에 갔다가 조산기가 있다는 판정을 받고 와이프가 입원했다. 그리고 출산할 때까지 병원에 무려 40일간 병원에 입원했다. 그리고 자궁수축억제제 트랙토실을 처방받았는데 일주일에 드는 약값만 150만원이다.(첫 일주일간은 본인부담금이 1/10 수준이며 그 이후에는 전액 본인부담금이다.)
입원기간이 늘어나면서 지불해야 할 입원비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갔다. 그럴 때마다 태아보험에 가입하지 못한 것이 너무 후회되었다.
태아보험 특약
사실 나는 보험전문가도 아니고 결국 가입도 하지 못했기 때문에 태아보험에서 뭐가 보장되는지 뭐가 보장되지 않는지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한다. 보험회사마다 조금씩 내용이 다르고 다양한 특약들이 존재한다. 산모 특약도 따로 있으니 꼼꼼히 잘 따져 보자.
그리고 모든 보험이 마찬가지이겠지만 누군가에겐 불필요한 특약이 다른 누군가에게는 꼭 필요한 특약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만일 태아나 산모에게 어떤 상황이 닥쳤을 때 보험이 적용되지 않더라도 태아보험 가입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 이유는 무슨 일이 생기고 나면 가입 자체가 불투명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출산
임신 35주 1일차에 딸을 출산했다. 예정일보다 한달 정도 일찍 나온 미숙아였지만 별다른 문제점은 없는 듯했다. 그리고 출산도 했으니 어린이보험(자녀보험)을 가입을 하려고 보험회사 S화재, H해상, D손보, K손보 상품들을 비교해 보며 어딜 가입할 지 고민하고 있던 상황이었다.
신생아 집중치료실 입원
그러다가 퇴원 하루 전날 담당의사에게 수유할 때 아기가 빠는 힘이 약하다는 진단을 받고 신생아 집중치료실에 입원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미숙아니까 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고 별 생각없이 다이렉트로 어린이보험에 가입하려고 했으나 모든 보험회사가 가입이 불가능하다고 통지했다. 지금 자녀가 병원에 있으니 가입을 안 시켜 주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했고 아이가 퇴원하기만을 기다렸다.
퇴원, 그러나...
아이가 신생아 집중치료실에 입원한 지 13일만에 퇴원했다. 그래도 신생아에 대한 지원이 잘 되어서인지 건강보험 만으로도 많이 경감이 되어 전체 비용은 약 100만원 가량 들었다.
입원했던 기간 동안 신생아 황달로 광선치료를 받았고, 그외 진행된 검사에서 특별한 문제는 없었다. 대부분 미숙아라서 발생하는 증상으로 시간이 지나니 자연히 해결되는 것들이었다. 이젠 가입할 수 있겠지 하는 생각에 다이렉트로 가입을 진행하려 했으나 똑같이 가입이 불가능했다. 모든 보험회사의 다이렉트 어린이보험이 똑같은 대답을 내놓았다.
설계사를 통한 가입
계속 가입이 되지를 않으니 뭔가 불안했으나 그래도 가입이 불가능할 거란 생각은 하지 않았다. 다이렉트 가입이 되지 않으니 돈을 좀 더 주더라도 할증이 많이 붙더라도 보험설계사를 통해서 가입하면 되겠지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가입제안서 까지는 받을 수 있었으나 보험 심사에서 모두 탈락하며 이번에도 어린이보험 가입불가 통보를 받았다.
최근 3개월 이내...
보험 가입 시 다양한 질문에 대해 예/아니오로 답변하게 된다. 여러 보험설계사와 대화를 해 본 결과, 이 질문에 대한 답변이 '예'인 경우에 어린이보험 가입이 불가능했다.
[최근 3개월 이내] 의사로부터 질병확정진단, 질병의심소견, 치료, 입원, 수술, 투약 등의 의료행위를 받은 사실이 있는가?
그렇다면 3개월이 지나면 가입이 가능할까? 상담사와 보험설계사 모두 확답할 수 없다고 했다. 3개월이 지나더라도 보험회사의 가입심사를 거쳐서 승인이 떨어져야 가입할 수 있다. 대부분의 보험회사들이 다 비슷한 답변을 내놓았다. 그렇다고 거짓으로 가입했다가는 보험료만 납부하고 보장은 못 받는 일이 벌어지게 될 수 있다.
국민건강보험 적용
우리나라 건강보험이 잘 되어 있기 때문에 보험 가입이 필요 없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물론, 이 말도 틀린 말은 아니다. 실제로 전체 진료비 내역을 보면 건강보험으로 경감되는 비용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아마 대한민국이 아니었다면 병원비가 수천만 원이 들었을 것이고 아마 우리집 살림살이는 거덜났을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와이프가 총 45일간, 아이가 총 13일간 입원해서 치료를 받으면서 들어간 총 비용은 거의 천만 원에 육박한다. 이 역시 적은 돈은 아니다.태아보험과 산모특약 등으로 추가적인 보장을 받았으면 금전적으로 많은 도움이 되었을 것 같다.
보건소 지원
추가적으로 보건소에서도 임신/출산 관련 많은 지원을 실시하고 있다. 300만원 한도로 고위험 임신의 치료와 관리에 관한 진료비를 지원하고 있다. 다만, 기준 중위소득 180%이하의 가구에만 적용되는 지원이다. 우리 집이 중위소득 180%이하라는 사실에 너무 감사했고 많은 도움이 되었다. 그외 보건소에서 미숙아·선천성이상아의료비지원 등 다양한 지원을 실시하고 있으나 우리집에 해당되는 사항은 없었다.
누구나 겪을 수 있다
날이 갈수록 의학이 발달하고 건강보험 적용 범위도 넓어지고 있다. 이와 동시에 결혼 연령과 출산 연령이 높아지면서 노산(老産)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고 고위험 산모도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그래도 우리 부부는 평소 별 다른 문제 없이 건강하게 잘 살아왔고 와이프도 만 38세라는적지 않은 나이에 자연 임신이 되어 다른 사람에 비해 건강한 편이라며 기뻐했었다. 내가 겪은 이런 일들은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어린이보험에 아예 관심이 없거나 자녀보험에 가입할 생각이 전혀 없다면 몰라도, 나중에 어린이보험류에 가입하려고 생각 중인 사람이라면 태아보험부터 가입할 것을 추천한다.
태아보험 적극 추천
요즘은 보험에 회의적이었던 나도 지인이나 가족의 임신소식을 듣게 되면 내 경험담을 들려주며 태아보험 가입을 적극 추천하곤 한다. 물론 가입하고 나서 아무 혜택도 못받을 수도 있겠지만, 그 자체가 감사한 일이고, 무슨 문제가 생겨도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으며 태아보험 가입 안했다가 나중에 어린이보험 가입까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으니 태아보험 가입은 한 번쯤 신중히 고민할 가치가 있는 주제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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