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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쓸신잡/고사성어 이야기

[일거수일투족] 뜻과 유래 - 고사성어 원문 이야기

by 아기뼝아리 2020. 3. 16.

[일거수일투족] 뜻과 유래 - 고사성어 원문 이야기

일거수일투족 한자

일(一): 한 일

거(擧): 들 거

수(手): 손 수

일(一): 한 일

투(投): 던질 투

족(足): 발 족

 

일거수일투족 뜻

손을 한 번 들고, 발을 한 번 옮기다.

 

일거수일투족 풀이

사소한 하나하나의 동작이나 행동

 

 

일거수일투족 유래

중국 당나라 시대, 한유라는 사람이 있었다. 그는 어려서부터 공부를 열심히 하여 문장에 뛰어난 재능이 있었지만 당나라는 문벌귀족들이 관직을 독점하던 시대로 이렇다 할 가문이나 배경이 없던 그가 과거시험을 통과하기란 불가능에 가까웠다. 그래서 그는 뛰어난 문장 실력에도 불구하고 과거시험에서 매번 낙방하곤 했다.

 

그러자 한유는 시험을 관장하는 관리에게 자신의 재능을 알아봐주길 바라는 마음으로 다음과 같은 내용의 편지를 보냈다.

 

큰 강의 물가에는 괴물이 살고 있는데, 그 괴물은 흔히 볼 수 있는 물고기나 조개가 아닙니다. 이 괴물이 물을 만나게 되면 비바람을 일으키고 하늘을 오르내리는 것도 어렵지 않으나 물에 이르지 못하면 아무런 힘을 쓸 수 없기 때문에 수달에게조차 웃음거리가 될 때가 많습니다.

 

만약, 힘이 있는 사람이 그 모습을 불쌍히 여겨 그 괴물을 물로 옮기려 한다면, 『손을 한 번 들고, 발을 한 번 내딛는』 정도의 수고에 지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 괴물은 자신이 다른 동물과는 다르다고 자부하며 이렇게 말합니다.

 

- 내가 비록 모래나 진흙에서 불타 죽는 한이 있더라도, 고개를 숙이고 귀를 붙이고 꼬리를 흔들며 애걸할 수는 없다!

 

그러다보니 힘이 있는 사람이 이 괴물을 만나더라도 못 본 척할 때가 많아서 그 괴물이 죽을 지, 살 지는 장담할 수 없는 것입니다. 또한, 괴물이 고개를 들고 부르짖는다해도, 그 힘 있는 사람이 괴물을 가엾게 여길 지, 그를 정말 물 속으로 옮겨줄 지, 이것은 그 누구도 알 수 없는 일입니다.

 

그 사람이 가엾게 여기는 것도, 가엾게 여기지 않는 것도 모두 그 괴물의 운명일 뿐이며, 이 모든 것이 운명인 줄 알면서 괴물이 부르짖는 것도 역시 운명일 뿐입니다.

 

지금 저의 처지도 이 괴물과 다를 바가 없습니다. 그래서 비록 제가 어리석고 부족하지만 편지로 말씀을 드리는 것입니다. 부디 합하께서도 저를 가엾게 여기시어 다시 한 번 더 살펴보아 주시기 바랍니다.

 

그제서야 한유는 가까스로 벼슬길에 오를 수 있었고, 당나라의 대표적인 문장가로서 명성을 떨치며, 오늘날에도 당송팔대가 중의 한 사람으로 칭송받고 있다.

 

★이처럼 원래 일거수일투족은 매우 쉬운 일을 뜻하는 말이었으나, 오늘날에는 사소한 동작 또는 행동을 가리키는 말로 쓰이고 있다.

 

★동의어: 일거일동(一擧一動)

 

일거수일투족
일거수일투족 뜻과 유래

일거수일투족 출전

문장궤범(文章軌範)

 

 

일거수일투족 원문

문장궤범(文章軌範) 중에서

 

月日 愈再拜

월일 유재배

아무월 아무날 한유(韓愈)가 재배(再拜)드립니다.

※再拜(재배): 서신에서 상대를 높이는 표현

 

天池之濵 大江之濆 有恠物焉

천지지빈 대강지분 유괴물언

천지(天池)의 물가와 큰 강의 물가에는 괴물이 있는데

 

盖非常鱗凡介品彚之匹儔也

개비상린범개품휘지필주야

평범한 물고기나 조개와 같은 종류가 아닙니다.

※匹儔(필주): 비슷한 종류

 

其得水 變化風雨 上下於天不難也

기득수 변화풍우 상하어천불난야

그 괴물은 물을 얻으면 변화하여 비바람을 일으키고 하늘을 오르내리는 것도 어렵지 않지만

 

其不及水 蓋尋常尺寸之間耳

기불급수 개심상척촌지간이

그 괴물이 물에 이르지 못하면, 매우 좁은 곳을 다닐 뿐입니다.

 

無高山大陵曠塗絶險為之間隔也

무고산대릉광도절험위지간격야

높은 산이나 큰 언덕, 먼 길이나 험한 곳이 막고 있지 않아도

 

然其窮涸 不能自致乎水

연기궁학 불능자치호수

그가 물이 마른 곳에 있으면 스스로 물에 이를 수 없으니

 

爲獱獺之笑者 蓋十八九矣

위빈달지소자 개십팔구의

수달의 웃음거리가 되는 것이 대부분입니다.

 

如有力者 哀其窮而運轉之

여유력자 애기궁이운전지

만일 힘있는 사람이 그의 궁함을 가엾게 여겨 그를 옮기려 한다면

 

蓋一舉手一投足之勞也

개일거수일투족지로야

아마 손 한 번 들고 발 한 번 내딛는 수고면 충분할 것입니다.

 

然是物也 負其異於衆也 且曰

연시물야 부기이어중야 차왈

그러나 이 괴물은 다른 동물과 다르다고 자부하며 또 말하기를,

 

爛死於沙泥 吾寧樂之

난사어사니 오령낙지

모래와 진흙에서 화상을 입어 죽어도 나는 그것을 편안히 즐길것이다.

 

若俯首貼耳 搖尾而乞憐者

약면수첩이 요미이걸련자

고개를 숙이고 귀를 붙이고 꼬리를 흔들며 애걸하는 것은

 

非我之志也

비아지지야

나의 뜻이 아니다.

 

是以有力者遇之 熟視之若無睹也

시이유력자우지 숙시지약무도야

그러므로 힘 있는 사람이 괴물을 만나면 눈여겨 자세히 보고도 못 본척하니

※是以(시이): 그러므로

 

其死其生 固不可知也

기사기생 고불가지야

그가 죽을 지, 그가 살 지는 참으로 알 수가 없는 것입니다.

 

今又有有力者當其前矣

금우유유력자당기전의

지금 또 힘 있는 사람이 그 괴물의 앞에 있어

 

聊試仰首一鳴號焉

요시앙수일명호언

시험삼아 고개를 들고 한 번 부르짖는데

 

庸詎知有力者不哀其窮

용거지유력자불애기궁

힘 있는 사람이 그의 궁함을 불쌍히 여기지 않고

 

而忘一舉手一投足之勞

이망일거수일투족지로

손을 한 번 들고 발을 한 번 내딛는 수고를 잊고

 

而轉之清波乎

이전지청파호

맑은 물결로 옮겨줄 것을 어찌 알겠습니까?

 

其哀之命也其不哀之命也

기애지명야기불애지명야

가엾게 여기는 것도 운명이고 가엾게 여기지 않는 것도 운명입니다.

 

知其在命而且鳴號之者亦命也

지기재명이차명호지자역명야

운명에 달린 것을 알면서 부르짖는 것도 역시 운명입니다.

 

愈今者實有類於是

유금자실유류어시

지금 한유 저 자신도 사실 이와 비슷하여

 

是以忘其疏愚之罪而有是說焉

시이망기소우지죄이유시설언

그러므로 어리석은 죄를 잊고 이 말씀드리는 것입니다.

 

 

閣下其亦憐察之

각하기역련찰지

합하께서도 가엾게 여겨 살펴주시기 바랍니다.

※閣下(각하): 합하. 신분이 높은 사람에 대한 경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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