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르세포네 - 8장(계약 성립) :: 그리스 신화 이야기

[그리스 신화 이야기] 페르세포네


8장 계약 성립


데베테르 이미지


한편 저승에서 소녀의 소식을 기다리고 있던 하데스는 반년이나 지났는데 소녀로부터 소식이 없어서 초조해 하고 있었다. 아무래도 마족소녀가 그의 명령을 수행하지 않고 도망갔을 것이라는 결론을 내리고 있었다. 제우스가 그의 나쁜 소식을 전해야 하는 마족소녀를 아마 죽일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녀가 돌아오지 않은 것은 당연히 생각하고 안이하게 대처한 것은 그의 실수였다.


'그 아이가 날 배신할 줄이야' 


하데스의 입장에서 자신의 말에 한 번도 거역한 적 없었던 마족소녀의 배신은 충격이었다. 


'나중에 찾아내서 처단 해야겠군' 


하데스는 나지막하게 중얼거리며 저승을 나서고 있었다. 


그에게는 지금 더 큰 문제가 있었다. 데메테르를 찾아가는 것은 그에게 상당한 용기가 필요한 일이었다. 소녀의 얼굴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도 몰랐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굶어 죽어가던 소녀에게 생기를 줬던 저승의 석류가 지금 쯤 그녀의 생명 에너지를 갉아먹고 있을 것이었다. 시간이 없다. 소녀가 인간이었다면 하루도 버티지 못했을 것이다. 그렇게 몇 달을 고민하던 하데스는 결국 데메테르를 찾아가기로 결심했던 것이다. 소녀를 다시 만날 생각에 가슴이 부풀었다가도 자신을 미워하는 소녀를 생각하면 마음이 천 갈래로 찢어지는 것 같았다. 황홀하고도 아픈 사랑이었다. 무슨 말을 해야 할까,, 어디서 부터 시작해야 할까,, 무슨 선물을 주어야 소녀의 마음이 풀어질까 따위를 생각하며 걷다 보니 어느새 데메테르의 영역이었다.


데메테르 신전에 발을 내 딛었을 때, 역시 그의 예상대로 죽음의 그림자가 깊이 깔려 있음을 알았고, 슬프고도 차갑고 무거운 공기가 느껴졌다. 땅은 얼어 붙어가고 있었고, 신전 안에는 슬픔에 빠진 어머니와 죽음에 지배 당하고 있는 그녀의 딸, 페르세포네가 있었다.


데메테르가 자신의 신전에 들어온 하데스의 존재를 눈치 챘을 때, 그녀는 모든 것이 이미 잘못되어 있었음을 눈치 채고 말았다. 하지만 지나간 일을 이미 되돌릴 수는 없다는 것을 누구보다도 잘 아는 데메테르는 주변의 모든 시종들을 물렸고, 하데스와 단 둘이 되었을 때, 먼저 그의 말부터 들어 보기로 했다.


“이것은 질 나쁜 장난인가요?”




그녀는 최대한 감정을 배제 시키려고 노력하고 있었다.


“데메테르님, 그런 것은 아닙니다." 


하데스도 최대한 공손함을 유지하며 말했다.


그는 소녀에게 첫 눈에 반한 사실과 그의 충동적인 행동에 대한 미안한 마음을 솔직하게 털어 놓았다. 그는 진심으로 소녀 페르세포네를 사랑하고, 정식으로 청혼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데메테르는 썩 내키지는 않았으나, 그녀의 딸이 이미 저승에 속해 버렸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의 말을 끝까지 들을 수밖에 없었다. 


“반년입니다”


하데스는 말을 이었다.


“일 년 중 반년만 명계에 데려가겠습니다. 나머지 반년은 데메테르님과 함께 보낼 수 있도록 약속하겠습니다.”


데메테르는 그의 말을 듣는 순간, 이것이 자신이 얻을 수 있는 최상의 계약 조건임을 알고 있었다. 거기에 하데스는 거부하기 힘든 마지막 조건을 내걸었다.


“또한 페르세포네님은 저와 동등한 지위로 명계를 다스리는 여왕이 될 것입니다.”


이것으로 계약은 성립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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