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신화 이야기]
페르세포네
5장 석류
그는 급하게 방문을 열었다. 그녀를 보내고 싶지 않다는 생각만이 그의 머릿속을 채우고 있었다. 소녀는 깜짝 놀랐다. 드디어 그와 대화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니 조금은 기뻤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깊게 생각할 힘이 그녀에게 남아있지 않았다. 40 일이었다. 아무것도 먹지 않은 채 버텨온 것이,, 소녀는 이미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없는 상태였다. 두 눈에는 빛이 사라지고 있었고, 상당히 야위어 있었다.
그런 그녀의 모습에 하데스는 충격을 받았다. 지금까지 자신의 감정 만을 생각하느라 소녀가 아무것도 먹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간과했다. 소녀의 시중을 들고 있던 마족 소녀도 딱히 보고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던 모양이었다. 순간 하데스는 벼랑 끝으로 떨어지는 기분이 들었다.
“...나의 아내가 되어 주십시오.”
모든 감정들이 섞여서 나온 그의 첫 마디는 뜻밖 이였다. 그의 한마디에 소녀와 하데스는 둘 다 당황했다.
“싫습니다. 어머니에게 보내 주세요.”
소녀는 고집스럽게 말했다.
“나와 결혼하겠다고 약속하면 어머니와 만날 수 있게 해주겠습니다.”
“...”
“나와 동등한 권리로 명계(저승)를 다스릴 권한을 주겠습니다.”
“,,,”
소녀는 생각했다. 생각하는 것은 힘든 일이었다. 배고픔은 사람의 판단을 흐리게 한다. 계속해서 수많은 약속을 해 대는 하데스의 말은 더 이상 들리지 않게 되었다.
'어머니를 만나야 해!'
그 생각만이 들었다.
“어머니를 만나게 해 줄 건가요?”
소녀는 물었다.
“약속 드리죠.”
하데스는 대답했다.
“대신,,”
하데스는 머뭇거리다 말을 이었다.
“결혼하겠다는 증표로 이것을 드시죠.”
새빨간 석류 열매였다. 이것을 먹는다면 저승을 떠날 수 없게 된다. 하지만 열매는 너무 나도 빨갛고 탐스러웠다. 너무 오랫동안 굶었다. 소녀는 자신도 모르게 손을 뻗어 석류 한 알을 입에 넣었다. 달콤한 맛과 향이 입안에 퍼지더니 얼굴에 생기가 돌아왔다.
소녀는 한 알을 더 입에 넣었다. 푸석해진 머리카락에 윤기가 생겼다. 소녀가 2 알을 더 먹자 그녀의 눈에 빛이 돌아왔고, 이내 음식을 먹은 것을 후회하게 되었다.
“날 속였어요”
소녀는 원망스러운 눈빛으로 하데스에게 말했다.
“약속은 지켜 드리죠. 3일 뒤에 어머니를 만날 수 있을 것입니다... ”
복잡한 미소를 뒤로 한 채 하데스는 방을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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