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시드 드림 경험담, 자각몽 꾸는 방법, 루시드 드림 후기
<자각몽을 꾸게 된 계기>
자각몽을 처음으로 꿨던 때는 8살 때이다. 물론, 이때는 자각몽 이라는 단어를 몰랐다.
당시 나는 꿈에서 친구들과 집에 가는 길이었는데 으슥한 골목길에서 무서운(?) 형들이 나타났다. 그 형들은 나와 친구들에게 자주 하던 말을 했다. 그건 ‘형이 사업을 해야 하니 돈이 필요하다는 것’ 우리들은 공교롭게도 똑같이 돈이 없다고 했고 이에 형들은 우리의 가방과 주머니를 뒤지기 시작했다. 형들은 ‘10원에 한 대’ 라는 유명한 말을 하면서... 친구들을 뒤진 후, 마지막으로 내 몸을 수색했다.
그런데! 내 주머니에서 추석이나 설날에만 봤었던 가지고 다닌 적이 없던 만 원 짜리 지폐가...? 10원에 한 대인데 만원이면 최소 1000대...? 나는 그 무서운 형들에게 미친 듯이 맞았다. 주먹으로 50대 정도 맞을 때 쯤 꿈에서 깼다.
꿈에서 깬 후에야 이게 꿈이라는 것을 알았다. 방은 칠흑같이 어두웠고, 야광 불빛으로 확인한 너무 생생했던 그 때의 시각이 새벽 3시 12분. 난 무서워서 옆에서 주무시던 할머니를 깨웠다. 잠에서 깬 할머니는 날 토닥 거리시다 잠드셨다. 나도 어느 정도 마음의 안정을 찾을 수 있었고 정말 무서웠지만 잠시 후에 다시 잠들 수 있었다.
그런데 잠이 들자마자 그 형들이 다시 나타났다. “어디 갔다 온 거야? 쨔샤 맞을 거는 맞아야지!” 이번에는 형들이 나를 발로 마구 밟기 시작했고 그렇게 한참을 두들겨 맞다가 꿈에서 깨어났다. 이때도 꿈에서 깨고 나서야 꿈인 것을 알았다. 할머니를 깨웠지만 피곤하셨는지 깨지 않으셨다. 무서워서 바들바들 떨면서 시계를 보니 3시 17분...
그렇게 한참을 무서워 하다가 다시 잠들었는데.. 잠이 들자마자 형들이 야구방망이를 들고 나타났다. 이번에는 이것이 꿈인 것을 알고 깨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한참을 맞은 후에야 꿈에서 깰 수 있었다. 이후 잠이 들고 싶지 않았지만 번번이 잠에 들었고 그 때마다 형들은 무기를 바꿔가며 나를 구타했고 그렇게 한참을 맞고 나니 더 이상 꿈을 꾸지 않았다. 꿈이라는 것을 알았지만 꿈에서 깨는 것이 어려웠고 앞에서 말한 것처럼 이것이 자각몽 이라는 것을 몰랐다.
이때는 단순히 이야기가 연결되는 꿈이라고 생각했고 어렸을 때는 이런 식으로 연결되는 꿈을 자주 꾸곤 했다. 그러던 어느 날, TV에서 어린이 만화를 보다가 거기에서 꿈을 조작하는 내용의 에피소드가 나왔다. 어떤 한 등장인물의 꿈속을 여행하는 내용이었는데 다른 사람들은 그 꿈의 내용에 관여할 수 없었지만 꿈을 꾸는 당사자는 그 꿈을 마음대로 조작할 수 있었다. 날고 싶으면 날고, 무기가 필요하면 무기가 생기고... 꿈꾸는 사람은 꿈에서 모든 것을 할 수 있었다. 에피소드가 인상적이었지만 그때는 별 생각은 없었다.
그리고 한참의 시간이 지나고 다른 만화를 보는데 만화에서 꿈을 꾸는 사람이 영웅이 되는 내용이었다. 평소에 대단한 능력이 있는 인물은 아니었지만 꿈에서는 그가 어벤져스였고, 그가 슈퍼맨이었다. ‘꿈에서는 정말 모든 것을 할 수 있을까?’는 생각으로 나도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시도해보기로 결심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이건 자각몽을 꾸려는 노력이었다. 결론은 대성공, 지금부터 그에 대한 경험담을 해보겠다.
<자각몽을 꾸는 방법>
가장 중요한 것은 ‘꿈을 꾼다는 것을 자각하는 것’이다. 그냥 단순하게 자기 전에 누워서 이 말을 되뇌었다. “이건 꿈이다. 나는 꿈을 꾸고 있고, 꿈을 조종할 수 있다.” 이것을 누워서 자기 전까지 머리 속에서 계속 생각했다. 물론, 이렇게 한다고 해서 처음부터 성공한 것은 아니다. 처음에는 꿈에서 깬 후에 알곤 했다. ‘아... 꿈이었구나...’ 하지만, 꿈을 자각하기 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지는 않았다. 내 경우에는 처음 꿈을 자각하는 것은 한 달 정도 걸렸다.
그렇지만, 내가 꾼 모든 꿈을 자각한 것은 아니었다. 꿈을 꾼다는 것을 자각할 때도, 못할 때도 있었다. 거의 모든 꿈을 자각(인지하는 꿈의 90%이상)하기 까지는 반 년 정도 걸렸는데, 매일 밤마다 되뇌었던 것은 아니었다. 그러니 열심히 하면 별로 오랜 시간이 걸릴 것 같진 않다. 빡세게 하면 내 생각으로는 2~3달이면 마스터 할 것 같다.
<루시드 드림 꾸는 방법>
하지만, 꿈을 자각한다고 해서 다 끝난 것이 아니다. 더 쉬울 수도, 더 어려울 수도 있는 과정이 남아 있다. 의식과 무의식의 경계를 아슬하게 외줄타기 하는 과정이다. 이 과정을 마스터하면 자각몽 전문가(?)가 된 것이다. 자각몽 혹은 루시드 드림 이라고 하는 것은 꿈이라는 것을 자각하는 것, 꿈을 자각한다는 말은 꿈에서 깰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것을 문장으로 표현하기는 뭔가 조금 애매하긴 하지만, ‘꿈이다!!!’ vs ‘꿈이다...’ 느낌 상은 이렇게 표현할 수 있겠다. 느낌표 3개처럼 꿈이라는 것을 너무 강력하게 인식하면 우리가 평소에 생활하고 있는 실제의 세계에 맞닿게 된다. 인식이 너무 커지면 꿈이라는 공간에서 튕겨 나오기 쉽다. 꿈이라는 것을 인식하면서도 무의식적인 면도 공존해야 한다.
처음에는 의식과 무의식의 비율을 맞추기가 상당히 어렵다. 단순히 내가 꿈을 꾸고 있다는 것을 자각하는 것은 쉽다. 그러나 꿈을 꾸자마자 꿈이라는 것을 강하게 자각할수록 내가 꾸고 있는 꿈에서 깰 가능성이 극도로 높아진다. 꿈을 꾸고 있다는 인식을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꿈이라는 인식은 처음 한 번이면 족하다. ‘꿈이다...’
그리고 자신이 꿈에서 원하는 스토리를 그려나간다. 처음에는 사전에 원하는 스토리를 생각해 놓으면 좋다. 처음부터 끝까지 스토리를 미리 만들어 놓는 것이다. 꿈을 자각을 하는 순간 스토리를 만들 수도 있지만 스토리를 미리 짜두면, 자동으로 스토리가 이어진다. 온전히, 의식과 무의식의 경계 사이에 집중할 수 있다. 처음부터 자각몽에 고려할 것이 많은 경우에는 지금 꾸고 있는 꿈에서 깰 가능성이 매우 높아진다.
물론, 나중에 숙련이 되면 이런 것도 큰 상관이 없다. 말도 안 되는 스토리도 방대한 스토리도 쉬운 편이다. 나는 10대 중반부터 20대 초반까지 많이 했었다. 다른 사람에 비해 자각몽 경험도 꽤 많은 편일 것 같다.
나는 특히 꿈에서 히어로 놀이 하는 것을 좋아했다. 그냥 지구를 구하는 단순한 권선징악의 스토리였다. 원펀맨같은 매우 강력한 ‘먼치킨’ 영웅을 했다가 나중에는 ‘결국 정의가 승리하는’ 히어로 스토리를 했다.
한창 자각몽이 숙달 되었을 때는 스토리를 통째로 바꿔서 내 친구가 나오면 그 친구를 바로 ‘미녀’로 바꾼 다든지 진삼국무쌍 같은 1:1000의 싸움 모두 가능했다. 그런데 끝까지 어렵고 결국 실패한 것 하나가 있었다.
그것은 바로 ‘꿈에서 큰 충격을 받는 경우’ 였다. 사경을 헤맨 다거나 커다란 데미지를 받는 경우 등이다. 이럴 때는 꿈을 지속할 ‘정신력’이 흔들려서 인지 유독 이런 경우에는 꿈을 지속하는 것이 불가능했다. 영화나 애니메이션에서 가상현실에서 데미지를 입으면 현실에서도 데미지를 인식하는 것과 같은 경우인 듯하다.
마지막으로 자각몽을 꾸면 피곤하고 단점도 많다고 하는데 개인적으로는 생활 리듬이 깨지거나 더 피곤하지도 않았다. 그냥 어느 애니메이션의 대사처럼, ‘취미로 히어로’ 했고 나름대로 어린 시절의 꽤나 즐거웠던 추억의 단편이다. 지금도 하려고 하면 꿈을 꾸는 순간 꿈인지 알 수 있지만 따로 바꾸려는 생각을 하지 않고 무의식인 채로 내버려둔다. 자각몽도 해 볼만큼 해봤고, 나중에 꿈에서 깨고 나면 그냥 일반적인 꿈이 더 상상력이 풍부하고 재미있다. 귀신 꿈도, 웃긴 꿈도, 야한 꿈도, 먹는 꿈도... 수많은 꿈이 공존하고 있는 그냥 꿈의 세계가 다채롭고 흥미로운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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