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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쓸신잡/후기 리뷰

위내시경 후기 -일반(비수면)내시경 후기

by 아기뼝아리 2019. 3. 11.

위내시경 후기 - 일반내시경 후기


이번에 국가건강검진을 받을 때가 되서 태어나서 처음으로 위내시경을 해봤다. 위내시경을 수면내시경으로 하는 경우, 마취된 상태에서 내시경을 하기 때문에 큰 상관이 없겠지만, 일반내시경, 즉 비수면내시경으로 하는 경우, 어떤지 궁금한 사람도 있을 것이고, 막연히 두려운 사람도 있을 것이다. 이런 사람들을 위해 위내시경 후기, 그 중에서도 일반내시경 후기에 대해 자세히 말해보도록 하겠다.


위내시경후기


첫 내시경 = 일반내시경

내시경이라는 것을 처음 해봤다. 이전까지 위 내시경이든 대장 내시경이든 아무 것도 해본 경험이 없었다. 그래도 다른 사람들도 다 하는 것이고 해서 별다른 공포감이나 두려움은 없었다. 그리고 주변 사람들에게 내시경에 대해 물어보면 수면내시경과 비수면내시경(일반내시경) 중에서 대부분 ‘수면 내시경’을 권했기 때문에 별 생각 없이 수면 내시경을 하려고 했다. 그런데 가격이 훨씬 비쌌다. 5만원이라고 한다. 많이 비싼 건 아니지만 당초 예상한 가격보다 비싼 가격(일반내시경을 하면 국가건강검진이어서 10%만 부담)이어서 문득 돈이 아깝다는 생각에 얼마나 다를까 싶어서 그냥 일반내시경으로 받기로 결정했다.



일반내시경에 대한 사람들 반응

담당 의사

건강검진이어서 의사와 먼저 상담을 했다. 의사가 일반내시경인 것을 확인하고 ‘전에 일반내시경 받아보셨죠?’ 라고 물어보셔서 ‘아뇨, 내시경 자체가 처음인데요?’라고 하니 조금 놀라는 반응이었다. ‘호, 첫 내시경이 비수면이라니, 남자다. 그죠?’ 약간 당황하는 나에게 ‘일단 해보고 나면 본인이 일반내시경이 체질인지 아닌지 알 수 있겠네요. 나중에 한번 확인해 봅시다.’라고 말씀하셨다.


간호사

처음부터 ‘전에 비수면 해보셨죠?’ 라고 해서 ‘아뇨, 내시경 자체가 처음인데요.’라고 하니 ‘뭔가 불쌍한 눈길로 나를 봤다.(얘가 뭘 모르고 있구나하는 그런 느낌)


수면내시경 하는 사람들

내가 내시경 순서를 기다리고 있는 동안에 마주친 내시경을 하는 사람들 약 20명이 전부 수면내시경이었다. 간호사가 ‘OO님, 일반내시경이세요?’ 라고 해서, ‘네.’라고 했더니 내시경을 기다리던 사람 들 중에 몇몇은 나를 안쓰러운 눈길로 보았고, 나머지는 나를 대단한 사람 보듯이 보았다. 약간 ‘용자’가 된 것 같은 느낌이랄까? 별건 아니지만 으쓱해지는 느낌이었다.


내시경 하는 의사

내시경이 처음이라고 하니 ‘아, 잘못 걸렸네.’ 또는 ‘아이고 불쌍해라.’ 이런 느낌으로 날 쳐다보셨다. 물론, 친절하게 잘 대해주시고 설명도 잘해주셨지만, 처음이라고 하는 말을 듣고 나서는 뭔가 위 내시경 과정이 순탄치 않으리라는 뉘앙스였다.



그외 지인들

왜 수면내시경을 안하고 비수면내시경으로 하는지 이해가 안된다는 반응이 많았다. 드물게 일반내시경을 추천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수면내시경을 권했다. 


→ 대부분 일반내시경, 혹은 첫 시경이 일반내시경이라고 하면 다들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놀라는 눈치. 이건 그냥 내 느낌일 뿐 아닐 수도 있다. 실제로 내가 병원에서 내시경을 받으려고 기다리는 동안 내시경을 받으려고 기다리고 있는 다른 사람들을 확인해본 결과, 전부 수면내시경이었다.


내시경 검사 전 주의사항

건강검진 예약할 때와 병원에 와서 내시경 관련해서 들었던 주의사항이다.(내시경은 오전11시30분에 함)

전날 밤9시 이후에는 아무 것도 먹지 말 것. 물의 경우에도 최대 종이컵 한 컵 이하로 먹을 것(술, 담배도 안 됨)

저녁식사는 소화가 잘 되는 음식으로 먹을 것


일반내시경 과정

① 짜서 먹는 약

변비약처럼 생긴 짜서 먹는 약을 복용했다. 검색해 보니 가스제거를 해주는 것이라고 한다.


② 마시는 약

소주 종이컵에 담긴 올리브 오일 같은 노란 액체를 입에 넣고 고개를 젖히라고 했다. 언제까지 하라는 말이 없어서 10분 정도 그러고 있었더니 목도 아프고 불편했다. 간호사가 나중에 보고 삼키라고 해서 삼켰다. 맛은 괴상한(?) 맛이다. 여기까지 과정은 내시경 받기를 기다리면서 대기실에서 하는 과정이다. 삼키지 않고 목에 대고 있는 걸로 유추해 마취약이라고 생각했다.


③ 스프레이

이름이 호명되고 내시경을 실시하는 곳에 가면 입안 목젖 쪽에 마취 스프레이를 뿌린다. 2~3번 칙칙하고 조금 지나서 칙칙 이런 식으로 3번 정도 했다. 이건 별 감흥이 없었다. 입에 구취제거 스프레이 뿌리는 느낌 정도이다.



④ 마우스피스(?)

입에 마우스피스 같은 것을 물고 내시경을 하는 의사를 바라보고 옆으로 눕는다. 마우스피스 중앙에 구멍이 뚫려 있고, 이곳을 통해 내시경이 몸속으로 들어가게 된다. 무의식적으로 내시경을 물거나 내시경을 거부하는 것을 막기 위함인 것 같다. 내시경이 들어갈 때와 빠질 때 무의식적으로 이빨에 힘이 들어가 잠시 꽉 물게 된다.


⑤ 호흡법(중요)

내시경을 실시하는 의사는 요령이 중요하다고 말하면서 머리 좋은 사람이 내시경도 잘 받는 편이라고 했다. 그리고 의사는 호흡법을 강조했다. 코로 들이마시고 입으로 내쉬고 이것만 잘 반복하다보면 빠르게 끝난다고 했다. 일단 간호사와 함께 연습한다. 후~ 하~, 후~ 하~, 후~ 하~ 이런 식으로 3번 정도 연습을 했다.


⑥ 힘 빼기(중요)

의사가 말하기를 일반적으로 내시경은 젊을수록 힘겨워하는 경향이 높다고 했다. 일정하게 호흡하면서 몸에 힘을 빼야 되는데 젊은 사람들이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다고 한다. 그리고 막연한 긴장감 또는 공포감 때문에 몸이 경직되는 경우도 많다고 했다. 침이 나오면 침이 나오는 대로 힘을 빼고 가만히 있으라고 했다. 위내시경 요령을 머리로는 알고 있어도 몸이 안 따라주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⑦ 내시경 삽입

내시경이 들어가는 순간은 생각보다 훅 들어오는 느낌이랄까? 호흡법 연습을 하다가 후~ 하~, 후~ 하면서 ‘침 삼키세요.’ 하면서 침을 삼키면 단숨에 타이밍을 맞춰서 훅 들어온다. 처음에 들어갈 때는 목에 느낌이 있다. 잠시 목에 이물감이 생기며 뭔가 들어가는 느낌이다. 보통 내시경을 넣을 때와 뺄 때, 사람들이 많이 힘들어 하는 편이라고 한다. 물론, 힘들어하는 사람은 내시경을 하는 내내 힘들어하기도 한다. 내시경이 들어가는 순간, 아무렇지도 않은 것은 아니지만, 힘들다고 하기는 애매한 것 같다. 충분히 받을 만 한 것 같다. 그냥 의사가 시키는 대로하면 어렵지 않은 것 같다.


⑧ 토닥토닥

내시경이 들어가는 시점부터 간호사 한 명이 날 계속 토닥토닥해주기 시작했다. ‘괜찮다. 괜찮다.’ 이런 느낌으로 계속 토닥토닥 해줬다. 몸에 생소한 것이 들어가는 것에 대한 공포감 내지 두려움을 완화시키기 위한 것인 것 같다. 근데 내가 아무렇지 않게 내시경을 잘 받으니 15초 정도 해주다가 안 해줬다.



⑨ 식도 → 위장 → 십이지장

내시경이 들어간 후, 조금 지나자 바로 ‘위장입니다.’라고 했다. 비수면 내시경이지만 의사와 영상을 함께 보는 것은 아니다. 영상은 의사만 보면서 안쪽 상황에 대해 간단히 브리핑을 해주는 정도다. 그냥 의사가 말하는 것만 들으면서 힘을 빼고 호흡에만 집중하면 된다. 위장을 쭉 둘러보고 나서 ‘십이지장으로 갑니다.’라고 했고, 몇 초 후에 ‘십이지장입니다.’라고 했다. 여기저기 다니면서 염증 소견 등에 대해 말해 준다.


⑩ 조직검사/헬리코박터균 검사

위 내시경 검사 전에 내시경 검사 시 이상이 발견되면 정확한 진단을 위해 조직검사 또는 헬리코박터균 검사를 추가로 시행하고 추가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에 동의서를 작성한다. 내 경우엔 용종은 없었고, 헬리코박터균 검사를 추가로 시행했다. 헬리코박터균 검사를 하면 더 한다고 해서 아프거나 시간이 많이 걸리거나 그런 건 없다. 단지 비용이 조금 더 든다.


⑪ 내시경 뺄 때

내시경 넣을 때와는 달리 내시경을 뺄 때는 엄청 빨리 뺐다. ‘이제 나옵니다.’ 하고 나서는 정말 빛의 속도로 나왔다. 그래서 그런 지 개인적으로는 넣을 때보다는 뺄 때가 조금 힘들었다. 들어갈 때는 ‘후~ 컥’ 정도였다면 뺄 때는 ‘캑캑캑’정도였다. 그래도 끝났기 때문에 마음이 편해서 그다지 큰 타격은 없었다.


⑫ 내시경 종료 - 침 닦기

내시경이 끝나면 위 내시경을 하는 동안 흐르던 침을 간호사가 한 번 닦아주고 내시경을 뺄 때, 나온 침을 닦으라고 티슈를 준다. 침이 좀 많이 생성되는데 입 안의 침을 두 번 정도 뱉고 나면 조금 더 편안해 진다. 위 내시경을 하는 동안, 그다지 힘든 상황이 없었기 때문에 끝나고 내시경을 한 의사에게 ‘이 정도면 잘 받은 편이죠? 상위 10%정도 되나요?’라고 물어보니, ‘최근에 일반내시경을 실시했던 사람 중에 가장 잘 받으신 것 같네요.’라고 했다. 



내시경 느낌

내시경이 들어가고 나서는 목에 뭔가가 걸려 있는 느낌이 유지된다. 그래도 호흡을 제대로 하고 힘을 빼면 그렇게 까지 힘들 지는 않다. 힘들어하는 사람은 계속 토할 것 같은 느낌이 지속된다고 하는데 난 목에서 이물감이 있다는 것 정도를 빼면 평온했다. 그리고 몸 안에서는 내시경이 계속 돌아다니는데 내시경이 돌아다니는 느낌은 계속 든다. 뱃속에서 딱딱한 뭔가가 계속 걸어 다니는 느낌, 굉장히 이질적인 느낌이다. 과장하면 몸 안에 악마가 돌아다니는 것 같은 느낌? 그렇다고 아프거나 힘든 것은 절대 아니다. ‘이상하다.’라는 표현이 적절한 것 같다. 일반내시경이 힘든 사람들도 아파서 힘든 것은 아닐 것이다. 내시경 내내 계속 토할 것 같은 느낌이 힘든 것이라고 생각한다. 검색해 보니 군대에서 화생방을 받는 것처럼 받기 힘들다고 표현하는 사람도 있던데, 아무리 심한 사람도 그 정도는 아닌 것 같다.


내시경이 끝난 후

나는 20분 정도 지나니 마취가 거의 다 풀렸다. 그리고 조직검사나 헬리코박터 균 검사를 한 경우에는 2시간 정도는 금식해야한다고 했다.(물도 포함) 또한, 첫 끼는 죽을 먹으라고 하며, 하루 정도는 자극적인 음식을 피하라고 했다. 조직검사를 하지 않아도 마취로 인해 음식을 삼키기 힘들 수 있으므로 30분 정도는 아무것도 먹으면 안 된다. (물 포함) 조직검사는 1주일 정도 소요되며 1주일 후에 병원에 내원해서 확인하면 된다. 그리고 담당의사와 상담을 하고 나면 모든 과정이 끝난다.

보통 내시경 직후에는 목이 아프거나 상복부 쪽에 가스가 찬 느낌이나 통증이 있을 수 있다고 하는데 내 경우에는 이런 것은 없었다. 그냥 아무렇지도 않았다.



일반내시경 가격

이번에는 국가건강검진을 받는 김에 하는 거라 일반건강검진은 본인부담이 없었고, 위암검진은 10%본인부담이다. 위암검진 검사항목은 문진 및 진찰, 상담 / 위내시경 검사 / 조직 검사 등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나는 뭔가 추가된 것인지 안내된 금액보다 약간 더 비싸게 나왔다. 지불한 돈은 총 23,000원이었다. 어쨌든 수면 내시경이 5만원이라고 했으니 싼 것에 만족했다.

※ 국가건강검진 위암 검진 검사항목 및 비용

문진 및 진찰, 상담: 673원

위장조영 검사: 4,133 ~ 4,618원

위내시경 검사: 6,701원

조직검사: 4,183 ~ 6,383원



위내시경(일반내시경) 후기(총평)

① 담당의사 말을 빌리자면 난 내시경이 체질인 편이다.(별로 힘들지 않았다.)

② 다음에도 내시경을 받을 일이 있다면, 일반으로 받을 것이다.(수면내시경 보다 싸고 시간이 덜 들기 때문에)

③ 내가 내시경을 잘 받은 편이라고 해도 정말 아무렇지 않은 것은 아니다.(내시경이 들어가는 순간과 빼는 순간에는 잠시 ‘헉’ 또는 ‘컥’ 하게 된다. 그리고 뱃속에서 뭔가 돌아다니는 느낌은 그리 유쾌한 느낌은 아니다.)

④ 개인적으로 내시경의 모든 과정 중에 마취약으로 인해 입, 목, 식도까지 마비된 느낌이 가장 좋지 않았다.(내 신체들이 내 것이 아닌 느낌)

⑤ 나는 그리 힘들지는 않았지만 사람에 따라서 많이 힘들 수도 있을 것 같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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