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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쓸신잡/흥미로운 지식

호주 커피 vs 한국 커피

by 아기뼝아리 2023. 8. 10.

호주 커피 vs 한국 커피

커피부심이 강한 나라, 밀킹을 잘하는 나라, 스타벅스에게 유일하게 패배를 맛보게 했던 나라, 프랜차이즈 커피보다 골목 커피가 더 맛있는 나라, 호주를 설명하는 말은 여러 개가 있겠지만, 그 중에서도 유명한 것은 커피의 퀄리티가 상당히 높다는 것입니다. 저는 운이 좋게도 카페에서 마시는 커피를 처음으로 접한 곳이 호주였습니다. 호주 카페에서 일하면서 공짜로 높은 퀄리티의 커피를 여러 잔 마실 수 있었죠. 오늘은 다소 오래 전이지만 호주 카페에서 일했던 기억을 더듬어 호주 커피와 한국 커피의 차이점을 이야기 해 보려고 합니다.


 

에스프레소 vs 숏블랙

아메리카노 vs 롱블랙

마끼아또

아포가토

카페라떼 vs 라떼

카푸치노

카페모카 vs 모카

피콜로라떼


호주-커피vs한국-커피
호주-커피-vs-한국-커피

에스프레소 vs 숏블랙

한국에서는 에스프레소라고 불리는 커피 샷이 호주에서는 숏블랙이라고 불립니다. 커피 샷에 아무 것도 추가하지 않은 에스프레소, aka 숏블랙은 커피의 품질, 볶은 정도, 날씨, 커피를 추출할 때의 물의 온도와 압력에 따라 맛이 달라질 수 있죠. 사실 에스프레소가 맛있으면 일단 그 집 커피는 반은 먹고 들어가는 겁니다. 나머지는 스팀밀크를 만드는 밀킹 기술에 따라 조금 달라질 수 있겠지만요. 

 

아메리카노 vs 롱블랙

한국에서 아메리카노라고 불리는 커피는 호주에서는 롱블랙이라고 합니다. 처음에 저는 영어권에서는 다 롱블랙이라고 말하는 줄 알았는데, 그런 것은 아니고, 호주와 영국에서만 그렇게 부르는 것 같습니다. 미국에서는 그냥 아메리카노라고 부른다고 하네요. 오히려 롱블랙은 남근을 표현하는 은어 중 하나라고 합니다.

 

마끼아또

마끼아또는 한국과 호주 명칭이 같습니다. 에스프레소, aka 숏블랙에 스팀 우유 거품을 올리는 것이 마끼아또 입니다. 참고로 스벅 등에서 파는 카라멜 마끼아또는 사실 마끼아또와는 별로 상관 없는 카라멜 라떼 같은 느낌이지요.

 

 

아포가토

아포가토도 한국가 호주가 명칭이 동일합니다. 아포가토는 커피 샷에 아이스크림을 넣어주는 커피입니다. 주로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올려 주죠. 한국에서는 넣어주는 아이스크림의 종류가 좀 더 다양하다고 알고 있습니다.

 

플랫 화이트

플랫 화이트는 우리 나라에는 그 개념이 없는 호주 커피로, 라떼와 비슷하지만 라떼보다 우유 거품이 적은 커피입니다. 우유 거품이 거의 없는 커피인데도, 부드럽게 밀킹된 우유의 텍스처가 느껴져 카페라떼와는 또 다른 느낌입니다. 제가 호주에 있을 때 가장 좋아했던 커피입니다.

 

카페라떼 vs 라떼

카페라떼나 라떼나 그게 그것처럼 보이겠지만, 어쨌든 명칭이 다른 것은 다른 것이죠. 라떼는 커피 샷에 스팀으로 밀킹한 우유를 붓고 우유 거품을 올린 커피입니다. 우유 거품이 진하고 촘촘하게 밀킹 되어 있어 부드러움을 더해 줍니다. 우유 거품을 이용해서 여러가지 라떼아트도 그려 주는데요, 제가 부산에만 살아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주변 커피숍에서 라떼아트 하는 카페 한 번도 못봤습니다. 호주에서는 뒷골목에서 파는 카페에서도 라떼 아트를 넣어 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넣어 주는 곳은 따로 말하지 않아도 디폴트로 넣어 줍니다.

 

 

카푸치노

카푸치노는 위에 올라가는 우유 거품이 라떼보다 두꺼운 커피로, 한국과 호주에서 그 명칭이 동일합니다. 단 한국에서는 위에 시나몬 가루를 뿌려 주고 호주에서는 초콜릿 가루를 뿌려 줍니다. 초콜릿 가루를 뿌린 후 라떼아트도 그려주기도 하는데, 엄청 예쁘게 나옵니다. 

 

카페모카 vs 모카

카페모카, aka  모카는 커피 샷에 초콜릿 파우더를 섞고 그 위에 밀킹한 우유와 우유 거품을 올려준 후 초콜릿 가루를 뿌려주는 커피입니다. 명칭은 한국에서는 카페모카, 호주에서는 모카입니다. 카페인 + 당 + 카페인의 느낌으로 피곤하고 스트레스 받을 때 먹으면 좋습니다. 

 

피콜로라떼

피콜로라떼는 라떼와 만드는 방법은 같지만 더 작은 컵을 사용해 우유의 양을 줄였습니다. 그래서 커피가 더 진합니다. 진한 커피를 마시고 싶을 때 보통은 샷을 추가하는데, 피콜로라떼는 나름 발상의 전환으로 우유를 줄인 것이죠. 그런데 저는 피콜로라떼를 호주에서는 봤는데 한국에서는 본 적 없는 것 같습니다. 

 

 


호주와 한국의 커피 차이점은 에스프레소도 에스프레소이지만 저는 밀킹이라고 생각합니다. 호주 카페 직원들이 밀킹을 잘하는 것인지 아니면 우유 자체가 진한 것인지 잘 모르겠지만, 아무튼 그 크리미한 텍스처는 지금도 한번씩 생각납니다. 대신 한국에서는 퓨전 커피의 종류가 많고 프랜차이즈 커피가 주를 이루어 맛이 어디를 가나 거의 비슷하죠.

 

지금은 호주에서도 별다방이 꽤 성공을 거두고 있는 것으로 아는데, 제가 호주에 있을 때만 해도 스타벅스를 스타석스로 부르는 사람이 있을 만큼 맛 없는 커피로 인식되어 있었던 것 같습니다. 호주 로컬 브랜드인 글로리아 진스가 있기도 했구요. 그 당시에 한국 친구들이랑 만나면 별다방 앞에서 볼까, 진다방 앞에서 볼까 하면서 약속을 정했던 것 같습니다. 아무튼 그래서 한국에 들어와서는 처음에는 스타벅스에 안 갔는데, 살다보니 별다방 커피가 가장 맛있더라구요! 그래서 내린 결론은, '커피는 결국 커피일 뿐이고 커피는 항상 옳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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