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도의 종류] 조문효도, 상분, 단지, 할고
효도하는 방법에는 여러가지가 있다. 매일 안부전화를 드리는 아주 가벼운 효도도 있고, 용돈을 드리는 사람도 있고, 크고 작은 선물을 드리는 사람도 있다. 그리고 직접 부모님을 모시고 살면서 효도하는 사람도 있다. 반면에 아주 극단적인 방법의 효도도 있다. 오늘은 조금은 무모하고 극단적인 효도 방법 몇 가지에 대해 알아보았다.
조문효도(蚤蚊孝道)
조문효도는 옛 사람들의 도덕과 선행을 기록한 명륜록에 등장하는 말이다. 부모님께서 주무시는 자리 옆에서 자식이 모든 옷을 벗고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채로 맨몸으로 함께 자는 것이다.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는 효도라기보다는 파격적이다 못해 요즘의 인식으로도 패륜에 가까워 보이는 효도 방식이다. 왜 이렇게 하는 것일까?
'조문효도(蚤蚊孝道)'에서 '조(蚤)'는 벼룩을 뜻하며, '문(蚊)'은 모기를 뜻하는 한자로, 벼룩과 모기는 물론, 빈대나 이처럼 사람의 피를 빨아먹는 해충을 총칭하는 말로 볼 수 있다. 벌레가 많은 여름철에 늙으신 부모 옆에 자식이 벌거벗고 누워서 피를 빨아먹는 벌레들을 자신의 몸으로 유인해서 부모는 편안하게 잠을 잘 수 있는 것이다.
유독 모기에게 잘 물리는 사람이 있다. 그 사람과 함께 있으면 모기에게 잘 물리지 않는 경향이 있다. 이와 같은 원리로 자신을 희생해서 부모님께 편안한 수면을 제공하는 것이다.
·조문효도(蚤蚊孝道) → 벼룩과 모기에게 물리는 효도
상분(嘗糞)
상분은 '맛볼 상(嘗)'과 '똥 분(糞)'으로 이루어진 단어로, 결국 '똥을 맛본다'는 뜻이다. 부모님의 병세를 살피기 위해 변의 맛을 본다는 의미로, 중국의 효자인 유검루의 이야기에서 유래되었다.
유검루의 부친이 병이 들자 의원은 병세를 알기 위해서는 변의 맛을 보아야 한다고 하면서, 대변의 맛이 달면 병세가 심하다고 했고, 대변의 맛이 쓰면 차도가 있는 것이라고 했다. 얼마 후, 아버지가 설사를 하자 유검루는 망설이지 않고 변의 맛을 보았는데 맛이 달았다. 그러자 걱정이 된 유검루는 북극성을 향해 빌었고, 하늘은 아버지의 수명을 얼마간 연장해 주었다.
상분은 다른 극단적인 효도 방법에 비해 비교적 쉬운 편이어서 유학을 중시한 조선시대에 빈번하게 일어났다. 많은 사람들은 효자임을 자랑하고 드러내기 위해 비록 부모가 큰 병에 걸리지 않아도 변을 자주 맛보곤 했다. 또한 부모가 심한 변비로 죽음을 앞둔 경우에 부모의 항문에 대롱으로 참기름을 불어넣어 변비를 고친 사례가 부각되면서 상분보다 좀 더 편하게 할 수 있는 효행이 곳곳에서 일어났다.
·상분(嘗糞) → 똥을 맛보다
단지(斷指)
단지는 '끊을 단(斷)'과 '손가락 지(指)'로 이루어진 단어로, '손가락을 잘라버린다'는 뜻이다. 부모님의 병이 위중할 때, 자신의 손가락을 잘라서 병을 낫게 하려는 의미로, 손가락을 잘라서 피를 내거나 자른 살을 태워서 먹이는 것을 포함하며, 칼로 자르거나 손가락을 깨물기도 한다.
단지는 효도의 한 방법이지만, 유교 문화권에서는 '신체발부 수지부모(身體髮膚 受之父母)', 즉 내 몸은 부모님께 받은 것이므로 소중하게 여겨야 한다는 점과는 대치되는 면이 있었기 때문에 다소 지나치고 과격하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지는 매우 지극한 효행으로 여겨졌다.
·단지(斷指) → 손가락을 잘라버리다
할고(割股)
할고는 '벨 할(割)'과 '넓적다리 고(股)'로 이루어진 단어로, '허벅지의 살을 도려낸다'는 뜻이다. 부모가 병들어 위독한 상황에 이르렀거나, 집안 형편이 가난해서 배고픈 부모를 위해 자신의 허벅지 살을 베어낸다. 그리고 구워드리거나 그것을 삶은 물을 올리는 것이다.
할고는 다른 효도 방식에 비해 매우 극단적이고 위험한 행위였기 때문에 다른 효행에 비해 사례가 많지는 않았으나 그런 만큼 지극한 효성으로 인식되었고 상분이나 단지와 같은 다른 방식의 효행처럼 나라에서 상을 내려주거나 그 동네에 문을 세워주기도 했다.
·할고(割股) → 허벅지의 살을 베어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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